베트남 축구가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
박항서 감독 재임 시절 변방 중에 변방이었던 베트남은 절대 강자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시아 최고 축구 강국으로까지 성장했었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과의 5년간의 동행을 끝내고 트루시에 전 일본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면서 끝모를 추락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항서 감독 시절 2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동남아시안게임 조기 탈락 등 성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베트남 축구 팬들의 분통을 터뜨릴만한 소식이 하나 더 들려왔다.
바로 베트남 축구 최고의 선수로 알려진 ‘응우옌 꽝하이’의 해외 진출이 결국 실패로 끝난 것이다.
“박항서 감독 밑에서
유럽까지 진출”
‘응우옌 꽝하이’는 박항서 감독의 대표적인 애제자 중 한명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U-23팀을 오가며 혁혁한 성과를 낼 당시, 출전한 대회에서 여러 차례 골맛을 보며 베트남에 승리를 안겨준 국민적 축구 영웅이기도 하며 ‘베트남 메시’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슈퍼스타로 급부상 했는데 당시 베트남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조별리그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전 대회인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의 위업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면서 박항서 감독에 대한 베트남 팬들의 충성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던 계기가 되었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라이벌인 태국 기자들의 “꽝하이가 일본 리그에 진출할 수준이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단호한 말투로 “태국 송크라신도 일본에서 뛰는데 우리 꽝하이라고 일본에 못갈 이유가 있나” 라고 답변했으며 이에 감동한 베트남 기자단이 박수 세례로 화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항서 감독의 무한한 애정 밑에서 동남아 무대를 폭격하던 꽝하이는 마침내 베트남 선수 최초로 프랑스 2부리그로 진출하게 된다.
“계약 조기종료?
사실상 방출”
꽝하이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심지어 손흥민과 꽝하이의 실력을 비교하며 꽝하이의 기술이 더 좋다고 주장하던 현지 팬들도 다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이 올해 1월 베트남을 떠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꽝하이는 시즌 내내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68cm의 단신으로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을 전혀 이겨내지 못했으며 체력조차도 전혀 충분치 못했다.
심지어 박항서 감독이 떠난 이후 올 2월부터는 아예 1군에서 사실상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사실 대표팀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5백에 가까운 두터운 수비를 기반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활용하면서 피지컬이 약한 꽝하이가 그 역습의 중심에 서며 몸싸움 등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리그에서는 박항서 감독과 같은 전술적 배려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심지어 박항서 감독의 후임인 트루시에 감독이 베트남의 이러한 전술까지 뜯어 고치며 꽝하이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결국 꽝하이는 단 13경기 출전에 그치고 말았고 팀과 계약을 1년 조기 종료하는 것으로 합의하며 결국 계약기간도 채우지 못한채 팀을 떠나게 되었다.
꽝하이는 현재 베트남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더 골치아픈 것은 트루시에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꽝하이를 대표팀으로 선발하는것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선수에게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박항서 감독과 꽝하이의 관계를 보면 다시금 알 수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