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을 최종성적 4위로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기적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성인 국가대표팀이 무려 12년만에 원정 16강을 달성한 이후 어린 후배들이 그 기세를 이어나가 달성한 4강이기에 일부에서는 이제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한번 전성기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성과를 이야기할때 가장 먼저 꼽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벤투 감독과 U-20 월드컵 4강을 달성한 김은중 감독을 뽑은 당사자,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다.

김학범 감독부터 시작해서 벤투 감독, 그리고 김은중 감독까지 그의 손에 선택받은 국가대표 감독들은 모두 굵직한 성과들을 내면서 그의 혜안을 증명해냈다.
“남들이 뭐라 해도
벤투, 김학범을 선임하다”
김판곤 전 위원장의 위대한 업적은 벤투 감독과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처음 벤투 감독을 선임할 당시 언론에서는 굉장히 반응이 부정적이었다. 과거 중국 클럽에서 경질된 적이 있다는 점, 포르투갈 대표팀을 떠난 뒤 유럽 주류 축구에서 멀어졌다는 단점 때문이었다.

이때 김판곤 전 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현실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선임 배경을 전했다.

김판곤 전 위원장은 벤투 감독에 대해 언론이 “중국에서 실패한 감독”이라고 비판할 때 “앞으로 4년간 인내하고 잘 지원하면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이라고 지지하며 벤투 감독과의 계약에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4년 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만에 원정 16강이라는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 이전 김학범 감독 선임 때도 그랬다.
김판곤 전 위원장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반년 남짓 남았음에도 감독 교체를 통해 김학범 감독을 과감히 선임했으며 이는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김민재 등 지금 한국 축구 기둥들의 병역 혜택으로 연결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우승에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8강 성과까지 연달아 냈다.
“김은중 감독을 선임하다”
그리고 2021년 여름 도쿄 올림픽 이후 김학범 감독이 물러나자 김은중 감독을 U-20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당시 김판곤 전 위원장은 10명의 후보를 추린 뒤 여러 공정한 과정을 거쳐 40대 초반의 김은중 감독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추천했다.

김판곤 전 위원장은 당시 선임 배경에 대해 “4년간 올림픽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면서 선수 육성과 국제대회 준비에 필요한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했다고 판단했다”며 “그가 시도하려는 빠른 공격 전개,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제압하는 적극적인 수비 전술은 우리 대한축구협회가 추구하는 능동적인 축구 철학에 부합한다. 또 바르고 합리적인 성품, 참신한 이미지, 젊은 선수들과의 원만한 소통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김판곤 전 위원장의 판단은 그대로 적중했다. 결국 이번 U-20 월드컵 4강 기적을 이뤄내며 새 역사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뚝심있는 공정한 과정과 대한축구협회가 설정한 목표에 정확하게 부합한 선택이 낳은 최선의 결과였다.
한편 김판곤 전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에서의 모든 직을 내려놓고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판곤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며 행정가로써 그보다 뛰어났던 인물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루 빨리 다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중책을 맡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