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축구 팬들 중 은근히 한국에 대한 질투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손흥민의 등장과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부임 이후 그런 모습들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예로 태국은 베트남을 라이벌로 조차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부임 이후 U23 선수권 대회에서 베트남이 준우승을 차지할때 태국은 조별리그에서 광탈했고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이 4강에 진출할때 태국은 역시 조별리그에서 광탈했다.
또한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도 빼앗겼고 10년동안 홈에서 단 한번도 베트남에 패배한 적 없던 기록도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역시나 깨지고 말았다.
이에 태국 내에서는 본인들도 한국인 감독을 모셔와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났지만 반대편에서는 계속된 실패가 한국에 대한 질투심으로 변질되어 표현되기 시작했다.
손흥민에 대한 내려치기도 그 사례 중 하나이다. 손흥민이 EPL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타고난 피지컬 덕분이며 발기술 등 테크닉은 태국 선수들이 더 뛰어나기에 기회만 생긴다면 태국 선수들이 유럽에서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태국, 홈에서
한국에 탈탈 털리다”
그래서 이번에 태국에서 열린 U17 아시안컵 한국전에 대해 태국 현지는 엄청난 자신감을 보였다. 아직 피지컬이 다 여물지 않은 청소년들이기에 태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테크닉에서 압도할 것이며, 또한 태국 현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더해져 이번에야말로 한국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강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었다.
하지만 태국은 그런 한국에 4대1로 대패하며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태국이 왜 그런 자신감을 가졌는지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왜냐하면 이번 한국 U17 대표팀은 소위 ‘황금세대’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강민우(울산현대고)-김명준(포항제철고)-윤도영(충남기계공고)-김현민(영등포공고)의 릴레이 득점으로 태국에 4골을 폭격했는데 이들은 이미 조별리그 3경기에서도 무려 10골이나 넣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졌다.
“골 세레머니에 더 좌절 느껴”
특히 한국 선수들의 골 세레머니에 태국 현지는 모멸감마저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윤도영이 왼발 슛으로 태국 골문 오른쪽 구석을 찔러 골을 성공시킨 후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윤도영은 이 골로 이번 대회 4번째 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또한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된 김현민이 후반 39분 페널티 지역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마무리 득점에 성공한 뒤 ‘관제탑 세레머니’를 펼치며 태국의 항복을 받아냈다.
참고로 이 ‘관제탑 세레머니’는 전북의 문선민 선수가 자주 하는 세레머니로 지난 22년 일본 비셀 고베 전에서 결승골 직후 일본 관중들을 상대로 이 세레머니를 선보여 일본의 엄청난 분노를 산 바 있다.
앞서 한국 U17 대표팀이 소위 ‘황금세대’로 불릴 정도라고 언급했었는데 실제로 이 어린 선수들이 K리그 수원삼성 B팀 형님들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승리했을 정도이다. 이정도로 레벨 차이가 났기 때문에 애초에 태국은 이길래야 이길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태국은 말 그대로 현실 자각을 제대로 하며 한국 축구에 대한 질투심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