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소방관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자네를 존경하지만 내 딸은 안되네”란 말이다.
MBC ‘아무튼 출근’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소방관이 털어놓은 고충이다.
이처럼 소방관들은 항시 목숨이 경각에 달리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들 입장에서는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을 갖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근무시간이 아님에도 불구덩이 속에 맨몸으로 뛰어든 남자가 있다.
바로 장남직 소방장의 사연이다.
👉 (영상) 터널서 들려오는 폭발음···맨몸으로 뛰어든 남자의 정체
광양소방서 소속 장남직 소방장은 지난 20년 1월 30일 오후 2시16분쯤 순천-완주 고속도로 하행선 천마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전날 야간근무를 마치고 그의 아내와 퇴근하는 길이었다.
그러던 중 그들의 앞 차량들이 갑자기 서행하기 시작했다.
“여보 안돼 안돼!”
바로 터널 내에서 25t 트레일러 차량에 불이 난 것이었다.
운전자는 엔진룸에서 연기가 나자 곧바로 신고한 후 차량을 갓길에 세워 큰 화를 면했다.
하지만 불길이 차량 전체로 번지면서 연기가 터널 안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총 길이 3.987㎞에 달하는 긴 터널인 데다, 화재 지점이 출구를 불과 200여 m 앞둔 곳이었다.
편도 2차선 도로 위 수백여 대의 차량이 오가지 못한 채 갇혔다.
자욱한 연기는 상행선 터널까지 퍼져 나가고 있었고, 고열에 터널 내부 타일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는 심한 차량 정체와 불이 났다는 고함에 앞뒤 가리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아내와 그가 나눴던 대화는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차에 불났어. 나가서 끄고 올게.”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내는 “안돼, 안돼”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를 만류했다.
그가 “저기 소화전 있어”라고 안심시키자 아내는 울 것 같은 목소리로 가지 말라고 애원했다.
곧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차 밖으로 나온 그는 재빨리 피난로를 확인하고서 터널 내 차량을 우선 대피시켰다.
잠시 후 그는 아내가 있는 차량으로 잠시 돌아와 불이 난 현장으로 가겠다고 알렸다.
아내는 떨리는 음성으로 체념한 듯 “안경 써”라고 당부했다.
마스크 한 장만 쓴 채 그는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트레일러 쪽으로 성큼성큼 달려갔다.
곧바로 터널 안에 설치된 소화전 2개를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고, 고속도로 순찰대 경찰관과 다른 운전자들도 소방호스를 손으로 잡아주는 등 진화를 도왔다.
장 소방장의 헌신적인 진화 덕에 불길은 크게 사그라들었고, 불은 인명피해 없이 오후 2시40분께 꺼졌다.
👉 (실제영상) 장남직 소방장 터널 화재진압 영상(feat. 전남소방서 제공)
맨몸으로 불 끄러 가겠다는 남편을 애타게 말리던 아내와 덤덤하게 불길을 향해 달려드는 소방관 남편.
블랙박스 영상에 담긴 짧은 대화는 소방관과 그의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
“수백명의 목숨이 달려있다”
그는 추후 인터뷰에서 그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보호장구도 없었구요. 나홀로 불길에 뛰어들 생각을 하니까 너무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터널에 갇혀 있는 수백명의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순간 저는 화제를 진압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아내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아내와 통화가 늦어졌는데 혹시라도 남편이 불을 끄다가 폭발 사고로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내 울면서 다시 화재현장으로 차를 돌렸다고 그러더라고요.”
“걱정하게 해서 되게 미안하고요. 퇴직할 때까지만 조금만 봐주시면 고맙겠구요. 사랑한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S.A.V.E. 영웅 시상식
영웅상 수상”
한편 장남직 소방장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제3회 S.A.V.E. 영웅 시상식’에서 영웅상을 수상했다.
S.A.V.E는 ‘슈퍼히어로들이 가치 있는 에너지를 끌어 모으다’라는 뜻이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당연히 소방관으로 해야할 일로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영상) 제3회 S.A.V.E 영웅 시상식 현장 영상
참고로 장남직 소방장에게는 별도의 시상식을 통해 상장과 함께 200만 원의 가족여행상품권이 지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