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 한국말로 안녕이 뭐야?" 나폴리 팀 동료들에게 이상한 한국말 가르쳐주는 김민재 - 이슈브리핑

“민재, 한국말로 안녕이 뭐야?” 나폴리 팀 동료들에게 이상한 한국말 가르쳐주는 김민재

김민재의 엉뚱한 한국말 교실에 피해자가 생겼다. 바로 영혼의 단짝 수비수 아미르 라흐마니이다.

대한축구협회 인사이드캠은 지난 16일 김민재의 나폴리 훈련장 방문기를 공개했다.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우승을 확정한 이후 처음으로 훈련장을 찾은 김민재를 밀착취재한 것이다.

제수스, 라흐마니 등 김민재의 동료들이 자연스레 등장하여 그동안 김민재에게 배운 한국말들을 뽐냈고, 특히 제수스는 한국인 뺨치는 발음과 억양을 선보이기도 했다.

예의바른 흐비차

그러다 갑자기 라흐마니가 카메라를 향해 새로 배운 한국말을 선보였는데 아마도 김민재의 장난에 걸려든 듯 했다.


“나는 바보다”


김민재와 나란히 런닝 훈련을 하던 라흐마니는 돌연 협회 카메라 쪽을 바라보며 한국말로 ‘나는 보바다’라고 말했다. 뜬금없는 타이밍이었는데 여기엔 김민재의 ‘조종’이 있었다.

김민재가 다시 ‘바보다’라고 알려주자 또박또박 ‘나는 바보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그런 라흐마니를 향해 ‘미션 성공’의 의미로 엄지를 들었는데 라흐마니는 끝까지 이 뜻을 모르는 듯 넘어가고 말았다.

라흐마니 “나는 바보다” 6:13부터 시작

김민재는 나폴리를 찾은 대한축구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언어가 힘들었다. 전술 지시를 이탈리어어로 받으면 동료 선수들에게 다시 물어보거나 전술 자체를 외워야 했다. 이행을 못하면 선수의 잘못이니 눈치껏 해내야 한다”며 이탈리아 리그 적응기에 언어 문제로 힘들었던 점을 밝혔다.

그러나 이젠 오히려 팀 동료들에게 한국말을 알려줄 정도로 제법 소통이 원활해진 모습이었다. 김민재의 빠른 적응력의 비결이 아닌가 싶은 순간이었다.


“나는 바보다”의 원조

박지성과 에브라


다른 나폴리 선수들은 김민재에게 한국식 인사를 잘 배운 모양이었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대한축구협회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더니 이내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백미는 역시 김민재와 중앙 수비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주앙 제주스였는데 “안녕, 잘 지내!”라며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했다.

비록 짧은 인사였지만 발음이나 억양이 한국인 못지 않게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한국말 마스터 제수스

한편 이번 “나는 바보다” 에피소드를 본 팬들은 동시에 같은 장면을 떠올렸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이 단짝이었던 에브라에게 한국말을 가르쳤던 것이다.

당시 에브라는 박지성을 취재하러 온 카메라를 향해 친근함을 보이며 박지성에게 한국말로 ‘안녕’이라는 말을 어떻게 하냐고 물었고, 이에 장난기가 발동한 박지성은 에브라에게 ‘나는 바보입니다’라고 가르쳐줬다.

바보 인증한 에브라

박지성의 장난에 속은 에브라는 카메라를 향해 “나는 바보입니다”라고 말했고, 이 모습은 에브라가 한국 축구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

김민재와 라흐마니에게서 잠재적 단짝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